시인의 마을

국화옆에서..

소솔바람 2010. 11. 27. 17:29

 

국화옆에서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서정주

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

봄 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.

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

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.

 

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

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

인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

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

 

노오란 네 꽃잎이 피려고

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

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.